반도체가 다시 본 텅스텐, 상동광산의 부활일까

요즘 AI 반도체 얘기를 보다 보면 텅스텐이라는 이름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칩 안의 아주 작은 접점에 쓰이는 금속인데, 2025년에는 가격도 크게 움직였다.

그 사이 강원도 상동광산은 비축 원광을 선광 공장에 넣으며 가동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반도체·공급망·국내 광산이 한 줄로 이어진 이 흐름을 보면, ‘텅스텐의 부활’이라는 말도 아주 낯설지는 않다.

핵심 요약

  • AI 반도체와 HBM 투자가 커지면서 칩의 미세 접점과 증착 공정에 쓰이는 텅스텐을 다시 보게 됐다. 텅스텐이 반도체 배선 전체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아지는 접점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재료다.
  • 다만 2025년 가격 급등의 직접 배경은 반도체 수요 하나가 아니었다. USGS는 중국의 선택적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중 텅스텐 제품 관세 인상 이후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정리했다.
  • 상동광산은 2026년 6월 비축 원광을 새 선광 공장에 투입해 판매 가능한 텅스텐 정광 생산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아직은 안정 가동을 향해 올라가는 램프업 단계다.
  • 그래서 이번 흐름은 ‘반도체가 텅스텐을 다시 보게 하고, 공급망 긴장 속에서 상동광산이 실제 공정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로 읽는 편이 맞다. 가격 상승이 곧바로 광산의 안정적인 수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 키워드: 반도체 접점

텅스텐은 반도체에서 트랜지스터와 배선을 잇는 아주 작은 접점·비아를 채우는 금속으로 쓰인다.

반도체 안에서 텅스텐이 나오는 곳은 생각보다 작다. 트랜지스터와 그 위 회로를 잇는 접점, 흔히 비아라고 부르는 아주 좁은 통로다. 칩이 미세해질수록 이 통로는 더 좁아지고 저항 관리가 까다로워진다.

Applied Materials는 텅스텐이 이런 접점과 로컬 인터커넥트, 일부 금속 게이트 충전에 쓰여 왔다고 설명한다. AI용 고성능 칩과 HBM 투자가 늘어날수록 접점 재료와 이를 채우는 증착 공정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GPU와 HBM만 보던 눈이 칩 안의 작은 접점까지 내려오는 장면이라 흥미롭다.

물론 여기서 바로 ‘AI 반도체가 많이 팔리면 텅스텐 가격도 오른다’고 연결하면 무리가 있다. 텅스텐은 절삭공구·광산·건설 수요도 크고, 공정별 사용량과 재고, 대체 소재까지 함께 움직인다. Applied Materials가 2nm 이후 일부 접점에서 몰리브덴을 활용하는 기술을 공개한 점도 같이 볼 필요가 있다.

핵심 키워드: 가격이 다시 움직인 이유

2025년 가격 급등은 반도체 수요보다 공급망과 통상 조치가 직접 확인된 배경이다.

2025년 텅스텐 가격이 뛴 장면은 수요보다 공급망 쪽을 먼저 봐야 한다. 중국은 2025년 2월 APT, 산화텅스텐, 특정 탄화텅스텐 등 선정 품목에 수출통제를 적용했고, 미국의 대중 텅스텐 제품 관세도 인상됐다.

USGS 자료를 보면 65% 텅스텐 정광의 로테르담 창고 가격은 2025년 초 266달러/mtu에서 연말 551달러/mtu로, APT는 331달러/mtu에서 675달러/mtu로 올랐다. 중국이 2025년 세계 텅스텐 광산 생산 추정치 8만5,000톤 가운데 6만7,000톤, 약 79%를 차지한 시장이라는 점까지 겹치면 원료를 쓰는 기업이 가격뿐 아니라 조달 기간과 재고를 같이 챙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여기서 ‘수출 전면 금지’라는 표현은 피하는 편이 좋다. 실제 조치는 지정 품목과 기술에 대한 선택적 수출통제다. 이 차이를 알아야 상동광산 뉴스도 단순한 국산 광산 재개가 아니라, 집중된 공급망에 새 선택지가 하나 더해지는 과정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

Almonty Industries, Nasdaq ALM·TSX AII

이번 이야기와 가장 직접적으로 닿는 곳은 상동광산 운영사 알몬티다. 회사는 2026년 6월부터 비축 원광을 선광 설비에 넣고, 판매 가능한 텅스텐 정광 생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텅스텐의 부활’이라는 표현이 가장 실감 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다만 첫 원광 투입과 안정적 상업 생산은 같은 말이 아니다. 알몬티는 Phase I 전체 용량을 향해 램프업 중이라고 밝혔고, 이 단계에서는 처리량·회수율·정광 출하와 판매량·현금흐름이 순서대로 확인돼야 한다. 상동광산이 다시 시작했다는 뉴스 다음에 봐야 할 숫자는 이쪽이다.

Applied Materials, Nasdaq AMAT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광산 회사가 아니라 반도체 장비 회사다. 다만 텅스텐을 접점에 채우는 CVD 공정 기술을 제시해 온 회사라, ‘칩 안의 텅스텐’이라는 흐름을 이해할 때는 가장 선명한 연결고리다.

AMAT를 텅스텐 가격에 직접 움직이는 기업으로 묶는 것은 맞지 않다. 선단 로직·메모리 투자, 고객사의 공정 채택, 다른 재료로의 전환까지 훨씬 넓은 반도체 장비 사이클 안에서 봐야 한다. SEMI가 AI 인프라와 HBM·선단 로직 투자를 배경으로 2026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매출 증가를 전망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읽을 만하다.

Kennametal, NYSE KMT

케나메탈은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텅스텐 흐름을 보여준다. 회사는 텅스텐 정광과 스크랩 카바이드를 주요 원재료로 쓰고, 자동차·항공·산업 장비 제조에 쓰이는 절삭공구를 판다.

원료 가격이 높아지면 광산 회사만 보는 것보다 공구 회사의 재고와 원가 부담, 가격 전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같이 볼 수 있다. 텅스텐이 반도체 안의 접점이면서 동시에 공장 바닥의 절삭공구라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투자 체크포인트

  1. 상동광산의 램프업 숫자
    원광 투입 다음에는 실제 처리량과 회수율, 판매 가능한 정광의 출하량, 매출과 영업현금흐름이 나와야 한다. ‘가동 시작’보다 그 이후 분기 자료가 중요하다.
  2. 중국 수출통제의 품목별 흐름
    전면 금지가 아니라 품목별 통제인 만큼 APT·산화텅스텐·탄화텅스텐의 조달 상황과 수출 라이선스 흐름을 나눠 보는 편이 낫다.
  3. AI 반도체 설비투자는 보조 지표
    선단 로직·HBM 증설은 접점과 증착 공정의 중요도를 가늠하게 해 준다. 다만 그것만으로 텅스텐 가격을 예측하기보다는 공급망·재고·절삭공구 수요와 함께 보는 게 맞다.
  4. 대체 소재와 신규 공급
    일부 접점의 몰리브덴 전환 가능성, 가격 상승 뒤 나올 수 있는 신규 광산과 재활용 물량도 같이 체크해야 한다. 텅스텐은 한 방향으로만 읽기 어려운 소재다.

Appendix. 텅스텐은 어디에 쓰일까

반도체 속 텅스텐은 작지만 흥미로운 사용처다. 트랜지스터와 회로를 잇는 접점·비아, 로컬 인터커넥트, 일부 금속 게이트 충전에 들어간다.

하지만 텅스텐 시장의 큰 축은 여전히 초경합금이다. 금속을 깎는 드릴·밀링·선삭 공구, 광산과 건설 현장의 내마모 부품처럼 단단함이 필요한 곳에서 쓰인다. USGS는 미국 텅스텐 소비의 약 60%가 이런 절삭·내마모용 초경합금 부품에 쓰인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텅스텐은 칩 안의 작은 접점에서 시작해 공장 바닥의 공구와 광산까지 이어지는 금속이다. 이번 상동광산 소식이 관심을 끄는 것도, 반도체라는 새 이야기와 공급망이라는 오래된 문제가 그 한가운데에서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 흐름과 확인 지표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출처 및 업데이트

업데이트: 2026년 8월 17일(한국 시간)